피터 베크
대학 졸업장 없이 스페이스X의 최대 라이벌을 키워내다
인물 개요
• 이름: 피터 베크 (Peter Beck)
• 출생: 1977년 뉴질랜드
• 국적: 뉴질랜드
• 직업: 기업인, 엔지니어 (현 로켓랩 창업자 및 CEO)
학창 시절 자전거에 로켓 엔진을 달아 달리거나 낡은 미니 쿠퍼 자동차에 터보차저를 장착하는 등 남다른 기계 공학적 재능을 보였던 그는, 우주항공 공학자가 되기 위해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매우 이례적인 진로를 선택했다. “로켓을 만들려면 손으로 금속을 직접 깎고 다루는 법부터 알아야 한다”는 신념 아래, 뉴질랜드 가전 제품 제조업체 피셔 앤 페이켈(Fisher & Paykel)에 공구 및 금형 제작 수습생으로 입사한 것이다. 이곳에서 정밀한 엔지니어링 기술과 제조 공정을 체득한 그는 이후 뉴질랜드 국립연구소인 인더스트리얼 리서치 리미티드로 자리를 옮겨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도, 퇴근 후에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과 복합 소재를 활용한 자신 만의 로켓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 계기는 2006년 미국 항공우주 국(NASA)과 보잉, 록히드마틴 등 미국의 주요 우주 산업 현장을 순회 방문한 것이었다. 거대한 정부 프로젝트 위주로 느리게 굴러가는 전통적인 우주 산업 구조로는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소형 위성 시장의 발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음을 직감한 그는, 미국 방문 직후인 2006년 뉴질랜드로 돌아와 민간 우주 기업 ‘로켓랩(Rocket Lab)’을 창업했다.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 투자자들을 설득해 자금을 유치한 피터 베크는 세계 최초로 3D 프린 터로 핵심 부품을 찍어내는 ‘러더퍼드(Rutherford)’ 엔진과 가벼운 탄소 복합재를 활용한 소형 발사체 ‘일렉트 론(Electron)’ 상용화에 성공했다. 일렉트론은 발사 비 용을 혁신적으로 낮추고 발사 주기를 대폭 단축하며 전세계 소형 위성 발사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해 나갔다.
초창기 피터 베크는 “로켓을 재사용하는 일은 멍청한 짓이며, 만약 로켓랩이 재사용을 한다면 내 모자를 씹어 먹겠다”고 공언했을 만큼 일회용 소형 발사체의 생산 효율 성을 맹신했다. 하지만 시장의 흐름과 궤도 진입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사체 회수 및 재사용이 필수 불가결 해지자, 그는 자신의 과거 주장을 번복하고 일렉트론 로켓의 1단 부스터 회수 기술을 플랫폼에 도입했다. 흥미 롭게도 그는 과거 발언에 책임을 지기 위해 실제로 자신의 캡 모자를 믹서기에 갈아 먹는 영상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이는 자신의 오류를 빠르게 인정하고 유연 하게 전략을 수정하는 피터 베크 특유의 실용주의적 리더십을 상징하는 일화로 남았다.
그의 치밀한 지휘 아래 로켓랩은 2020년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막대한 자본을 확보했다. 나아가 단순한 발사체 대행에 머물지 않고 궤도 운영, 인공위성 부품 제조 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로켓 발사부터 위성 설계 및 제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우주 산업의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 기업으로 회사를 진화 시켰다. 2022년에는 NASA의 달 탐사 궤도선 ‘캡스톤’ 을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보내며 심우주 탐사 능력까지 완벽하게 입증했다.
현재 로켓랩은 소형 발사체를 넘어 스페이스X의 ‘팰컨 9’에 직접적으로 맞대결을 펼칠 중형 재사용 로켓 ‘뉴트 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 세계 우주 전문가들과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를 견제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대항마로 피터 베크와 로켓랩을 주저 없이 꼽는다. 학위나 화려한 이론보다 실무 엔지니어링을 중시하는 철저한 현장주의, 불가능해 보이는 원대한 목표를 현실적인 제조 공정으로 구현해 내는 집요함은 그가 숱한 우주 스타트업들의 파산 속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아 정점에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