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한계변환율

사실 생산가능곡선은 앞서 다뤘던 내용만 충분히 학습하면 관련 문제를 풀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가끔 생산가능곡선을 수식으로 출제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이에 관한 용어와 개념 몇 가지를 정리해두도록 하죠. 먼저 한계변환율입니다.

한계변화율(Marginal Rate of Transformation, MRT)
• (투입량 변화가 없다는 가정하에서) X재 한 단위를 더 생산할 떄 포기해야 하는 Y재 단위 크기
• MRT XY =ΔY/ΔX

X재 생산에 증가함에 따라 X재 한 단위를 늘렸을 때(A → B, C → D) 포기해야 하는 Y재 양(단위)은 점차 커짐을 알 수 있다.

한계변환율은 기회비용의 또다른 이름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 한계변 환율은 생산가능곡선상의 기울기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약 A점에서 X재 생산을 한 단위 더 늘릴 경우, 당연히 Y재 생산은 감소할 것입니다. 이때 A점에서 B점으로 늘린 경우와 C점에서 D점으로 생산을 늘린 경우를 비교해보죠. 그러면 포기해야 하는 Y재의 크기는 점차 커짐을 알 수 있습니 다. 이를 가리켜 한계변환율 체증이라고 합니다.

대개의 경우 생산가능곡선은 원점에 대해 오목한 형태인 만큼, ‘원점에 대해 오목=기회비용 체증=한계변환율 체증’으로 외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참고로 한계변환율의 경우 한계대체율, 한계기술대체율 등과 헷갈릴 수 있습니다. 미시경제학의 중·후반부에 이르러 다룰 개념들이니, 여기 서는 일단 한계변환율만 정확히 알아두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생산가능곡선이 갖는 의의랄까요,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희소성입니다. 생산가능곡선을 보면 생산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우리 경제에서 무한한 생산은 불가함을 나타냅니다. 그렇기에 생산에 있어서 효율성을 강조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죠.

13. 생산가능곡선의 특징

이러한 생산가능곡선은 무엇보다 그 특징이 중요하게 다뤄지는데요, 최소한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만큼은 반드시 기억해두도록 합시다. 물론 지금 당장 아래 내용을 이해하는 게 조금 어려울 수있겠지만 나중에는 그래프 모양만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그만큼 자주 등장하거든요. 그러니 “모르겠다, 역시 경제학은 그냥 외우자”라는 생각은 절대 갖지 말고 “어 차피 알아야 할 내용, 확실하게 알고 간다”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생산가능곡선의 특징 첫 번째, 바로 생산가능곡선은 우하향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우하향’한 다는 것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합니다. 자원의 양이 일정하게 주어진 상황에서 X재 산출량을 증가시키면 Y재 산출량이 감소한다는 뜻이죠. 아직 그래프에 익숙치 못하다보니 두 축(단위)을 놓칠수 있는데요. 생산가능곡선의 두 축은 재화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이 아닌 생산하는 재화의 ‘양’임에 주의해야 합니다. (‘노동량’ 또는 ‘자본량’이 등장하는 그래프는 따로 있습니다)

[TIP] 우하향? 이거 외워야 되나요?

‘우하향’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 1,000kg이 있다고 가정 해보죠. 그리고 10kg, 50kg 빵을 각각 만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10kg 빵을 50개 만들면 50kg 빵은 10개 밖에 만들 수 없습니다. 즉 하나를 더 만들면 다른 하나는 덜 만들게 되는 셈이죠. 그렇기에 그래프 에서는 당연히 ‘우하향’ 하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특징이라고 해서 꼭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두 번째 특징, 생산가능곡선은 ‘일반적으로’ 원점에 대하여 ‘오목’한 형태라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여기서는 ‘볼록’하다는 것과 구별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앞서 소개한 생산가능곡선은 오목( 원점에 대해 오목)한 경우입니다. 여러분이 원점, 그러니까 O 지점에 서서 생산가능곡선을 바라본 다고 생각해보죠. 이때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것이 오목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반대 경우는 볼록 튀어나왔다고(원점에 대해 볼록) 보면 되는 셈이죠. 이때, 오목하기 위해서는 X재 산출량을 증가시킬수록 그에 따라 감소하는 Y재의 양은 점차 증가합니다. (문장이 조금 어렵다면, 그래프에 한 단위씩 점을 찍어 연결해보세요.) 지금 X재 생산에 적합한 재료(투입요소)와 Y재 생산에 적합한 재료가 있는데, X재 생산량을 증가시키면 Y재 생산에 적합한 재료마저도 X재 생산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Y재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하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체증’, ‘체감’과 같은 표현을 쓰는데요. ‘원점에 대해 오목한 형태’라는 말은 달리 보면 기회비용이 체증한 다는 말과 같은 의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X재 산출량이 증가할수록 점차 포기해야 하는 (X재 생산에 따른 포기해야 하는 가치인) Y재가 커짐을 뜻하죠. 이를 기울기로 나타내면 자연스레 원점에 대해 오목한 형태가 그려집니다.

[TIP] 생산에 적합한 재료

표현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도끼’와 ‘침대’를 생산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재료는 막대기와 판자입니다. 처음에는 막대기를 도끼로, 판자를 침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도끼의 생산량이 급증하였습니다. 그러면 판자를 쪼개서라도(?) 도끼 생산에 사용해야 합니다. 이처럼 판자로 대표되는 Y재 생산에 적합한 재료가 줄어드는 원리입니다.

한 가지 기억해두어야 할 점이 있는데요. 일부 특수한 경우에는 포기해야 하는 Y재가 커지지 않고 그대로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생산가능곡선은 어떻게 될까요? 포기하는 Y재가 일정하므로 생산가능곡선의 기울기가 일정할 것입니다. 즉 곡선이 아닌 우하향하는 직선이 되겠죠. 어쨌건 핵심은 생산가능곡선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오목한 것이지, 반드시 오목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맥락 에서, 드물긴 하지만 원점에 대해 볼록한 형태도 얼마든지 그려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특징은 생산가능곡선의 내부와 외부입니다. 우선 생산가능곡선 내부에 있는 경우, 즉 현재의 생산량이 생산가능곡선 내부에 있다는 말은 생산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실업 상태 혹은 유휴설비 존재 등을 들 수 있죠. 앞서 다뤘듯 생산가능곡 선이란 현재 주어진 자원을 토대로 효율적인 생산을 했을 때의 결과를 뜻하는데, 실업 혹은 유휴설 비가 존재한다면 당연히 생산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따라서 만약 이 상태(내 부)에서 생산가능곡선상의 한 점까지 이동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생산이 이뤄졌음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실업이 감소하거나 생산설비 가동률이 상승하면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것입니다.

덧붙여 생산가능곡선의 외부, 즉 바깥에 있는 점은 현재로는 생산 불가능한 지점인데요. 이 도달 불가능한 점에 도달하려면 ‘+’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기술진보라든지, 노동자의 기술숙련도 향상, 자원의 새로운 발견, 인구 증가,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등을 들 수 있죠.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A → B’, ‘B → C’ 이 두 가지 이동을 가져오는 요인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Exist(현재 존재하고 있는 것)New(새로운 것)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유휴시설이나 실업 상태의 노동자가 존재할 경우는 Exist, 즉 현재 존재하고 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생산가능곡선 내부에서 생산가능곡선상으로 이동합니다. (A → B) 그러나 기술진보, 인구 증가 등은 기존에 없던 것이겠죠? 즉 New의 개념이므로 생산가능곡선상에서 외부의 점으로 이동합니다. (B → C)

[TIP] 의외로 혼동하기 쉬운 것, ‘실업의 감소’ vs ‘출산율 증가’

읽어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보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문제로 접하면 헷갈리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일단 실업 자가 존재할 시에는 Exist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출산율 증가(노동력 증가)의 경우에는 New의 개념이죠. 대개 실업의 감소로 인해 마치 노동 인구가 새롭게 증가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 다. (즉 기존에는 실업으로 인해 효율적 생산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미)

이로써 생산가능곡선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생산가능곡선의 형태에 따라 기회비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자주 접할 내용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외워야 할,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점차 익숙해지면 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괄호 안의 내용은 아직 다루지 않았기에 현 단계에서는 그냥 넘어가도 무방합니다. 다만 오목과 볼록이 기회비용에 있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만 꼭 파악해두도록 합시다. 오목하다는 것은 X재 생산을 늘려나감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Y재가 많아진다는(커진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기회비용은 점차 증가한다고 해서 체증입니다. 반대로 볼록은 X재 생산을 늘려나감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Y재 감소하죠. 그래서 기회비용으로는 체감한다고 표현합니다.

• 원점에 대해 오목=기회비용 체증 (일반적인 경우)
• 직선=기회비용 일정 (거시경제학의 비교우위론 등에서 다룸)
• 원점에 대해 볼록=기회비용 체감 (규모의 경제와 연결)

12. 생산가능곡선

그동안 우리는 경제학의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 다룰 생산가능곡선 또한 기본 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앞서 다룬 내용과 비슷한데요.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그 형태가 그래프라는 데에 있습니다. 사실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 ‘그래프’라는 이유만으로 생산가능곡선을 어렵게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경제학은 대다수의 이론을 그래프와 수식으로 설명하고 있습 니다. 좋든 싫든 그래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다룰 그래프 대부분이 생산가능곡선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한번 학습할 때 정확히 정리해두면 진행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X’와 ‘Y’라는 두 축, 그리고 곡선의 형태 등 하나하나에 신경 써가며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생산가능곡선 (Production Possibility Curve, PPC)
경제 내의 모든 생산요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투입했을 때 최대로 생산 가능한 X재와 Y재의 조합을 나타내는 곡선

생산가능곡선의 일반적인 형태

경제활동에 있어 선택의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여기 ‘A’, 그리고 ‘B’라는 두 안이 있다고 생각해보죠. A안을 선택하면 B안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렇죠, A 또는 B의 선택이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결과의 크기를 비교하여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 경제활동에서는 이처럼 단순한 양자택일, 즉 A, B 형태의 선택지는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C, D, E 등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죠. 경제학 또한 이러한 선택의 문제를 이론화시켰지만, 그 이론의 대상이 현실 경제이니만큼 대개 선택의 대상을 두 가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원리로 지금 우리가 학습하는 생산가능곡선에 있어서도 생산 가능한 대상이 무수히 많겠지만 (예컨대 X, Y, Z, W) 그중 ‘X’, ‘Y’ 두 가지 재화로 한정하여 이론을 도출합니다. 물론 보다 정교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X, Y, Z와 같이 더 많은 변수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원론 수준에서는 대개 두 가지 재화를 대상으로 합니다.

11. 경제학의 그래프

마지막으로 그래프 보는 법을 잠깐 소개합니다. 일반적으로 수학에서는 가로축(x)이 변하면 그결과를 세로축(y)에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y=-3x+10의 일차함수에서 x가 1에서 2로 변하면 y 는 7에서 4로 변합니다.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독립변수인 가격을 세로축에, 종속변수인 수요량을 가로축에 그립니다. 그래서 Q=-3P+10의 수요곡선에서 가격(P)이 1에서 2로 변하면 수요량(Q) 은 7에서 4로 변한다고 해석합니. 따라서 경제학에서는 가로축이 아닌 세로축을 기준으로 식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사실 이게 좀 애매한 게, 또 어떤 식에서는 가로축을 기준으로 둘때도 있습니다. 차차 소개할테니, 일단 이러한 차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로써 경제학의 기본이 되는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았는데요. 설령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 셨다고 하더라도 부담을 느끼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기회비용이나 희소성 등의 기초 개념을 바탕으로 뒤이어 소개할 여러 이론들을 이해하는 방법도 있고, 이와 반대로 여러 이론들을 직접 학습 하면서 기회비용이나 희소성 등의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죠. 다만 경제용어는 의미 자체를 묻는 경우가 있으므로 개념을 정확히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10.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

경제용어는 이 정도로 정리해두고, 이번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제학 교과서인 『맨 큐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하나씩 학습해 나갈 것이지만, 거의 대부분의 이론은 10대 원리의 논리적 연결을 통해 나옵니다.

맨큐의 경제학 10대 기본원리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관한 원리]
1.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2. 선택의 대가는 그것을 얻기 위해 포기한 무엇이다.
3.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루어진다.
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사람들의 상호작용에 관한 원리]
5. 자유거래는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
6. 일반적으로 시장이 경제활동을 조직하는 좋은 수단이다.
7. 때로는 정부가 시장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

[국가경제의 작동원리에 관한 원리]
8.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에 달려 있다.
9.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물가는 상승한다.
10.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 사이에는 상충관계가 나타난다.

‘맨큐가 말하는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는 미시경제학의 영역을 넘어 통화량, 물가와 같은 거시경제학의 내용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지금 단계에서 읽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반면 평소 생각해왔던 경제학의 이미지를 떠올려 볼 때비교적 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나씩 배워나갈 테니 부담 없이 읽어보도록 합시다.

9. 경제용어

경제학에서는 다양한 그래프와 수식, 그리고 경제용어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는 기본적으로 알아 두어야 할 내용만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경제모형
경제 변동의 정도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추정하여 놓은 도식. 그래프, 방정식 등이 해당

쉽게 말해 경제모형이란 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화한 것입니다. 예컨대 상품의 가격이 상승했을 때 시장 수요량이 줄었다면, 우하향하는 형태의 그래프 및 방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죠. (수요·공급이론에서 다루겠지만, D=a-bP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경제모형을 이용하면 그만큼 이론의 간결함과 엄밀한 논리 전개가 가능해집니다.

변수 (Variable)
어떤 관계나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값으로 변할 수 있는 수

가정 (assumption)
어떤 조건을 임시로 내세움

가설 (hypothesis)
주어진 연구 문제에 대한 예측적 해답

변수란 Variable, 즉 여러 가지 다른 값을 취하는 수를 말합니다. 경제학에서는 a, b와 같이 알파벳을 주로 씁니다. 그밖에 그리스 문자 1 도 꽤 나오는만큼 알아두면 편합니다. 다음으로 가정은 경제학에서 ceteris paribus(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라고 하여, 상당히 자주 나오는 개념입 니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 특성상 모든 조건(변인)을 고려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겠죠? 이에 일부 조건을 가정으로 처리한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물리학자, 화학자, 경제학자가 무인도에 표류했다. 그런데 파도를 타고 깡통 하나가 밀려왔다.
먹을 것이 아쉬우니 얼은 캔을 열어봐야하는 상황에서 각 학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 물리학자 : 돌멩이로 쳐서 캔을 엽시다.
• 화학자 : 무식하긴! 불을 피워 가열하면 돼요.
• 경제학자 : 자, 여기 병따개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경제학에서 가정을 워낙 많이 넣다보니 생긴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도 경제학을 가리켜 ‘가정의 학문’이라고도 할 정도죠.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긴 하나 그럼에도 현실 경제를 해석하고 판단 함에 있어서 가정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역시 가정에 기반해 여러 이론을 도출하고 해석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설의 경우 이론과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가설은 해답이긴 하나 아직 인정받지 못한 상태이고, 이론은 검증이 끝난 내용을 담았다고 보면 됩니다. 경제학에서도 여러 가설과 이론이 소개됩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우리가 학습하는 수준에서는 굳이 “이것이 가설인지, 이론인지”까지 묻진 않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검증과 같은 과정은 생각할 필요 없이 학습에 주력하시면 됩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두 변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존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면 이는 상관관계, 한 변수의 변화가 다른 변수의 변화를 유발시키면 이는 인과관계에 해당

예를 들어 대졸자와 소득 사이에 상관관계(대졸자일수록 소득이 높게 나타남)가 존재한다고 해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학을 나와야 고소득자가 될 수 있다’로 해석할 순 없습니다. 즉, 상관 관계는 존재하나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요? 가격이 상승하면 대개 수요량은 감소합니다. 이때 (인과관계는 제쳐두고) 상관관계의 방향을 따지면 음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가 증가했다면 상관관계는 양(+)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가격이 오르거나 소득이 늘었음에도 소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렇습니다. 아무 관계가 없다, 즉 0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특정 조건이 주어졌을 때, 이것이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미시경제이론과 거시경제이론
개별과 전체의 차이. 나무를 보느냐 숲을 보느냐의 차이로 보통 설명하는데, 일반적으로 미시와 거시를 구분하는 주된 방법이기도 함. 미시경제이론이 개별 경제주체(나무)에 관한 이론이라면 거시경제이론은 국가(숲)에 관한 이론으로 정리

미시는 Micro, 거시는 Macro로 구분합니다. 따라서 미시경제학에서는 가계와 기업이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며 시장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합니다. 반면 거시경제학에서는 경제 전반을 대상으로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물가와 환율, 금리, 고용 등 지표를 다룹니다. 일반적으로 미시경제학을 먼저 학습한 후 거시경제학으로 넘어가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이 미시의 원리가 거시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거시에서 다시 소개하겠지만, 미시와 달리 거시에는 학파라고 하여 고전학파와 케인즈학파의 주요 내용을 다룹니다. 주로 균형(최적화)에 주목하는 미시 와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죠. 따라서 단순히 “미시는 나무이고 거시는 숲이니까 미시를 합치면 거시가 되겠구나”라는 접근보다는 “거시는 미시보다 좀 더 복잡하게 움직이는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실증경제이론과 규범경제이론
단순한 기준의 문제와 가치판단의 문제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때 ‘대출규제로 소비가 부진해질 것이다’라고 하면 실증경제이론에 해당합니다. 반면 ‘대출규제가 과도해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가져올 수 있으니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라고 하면 규범경제이론에 해당하고요. 즉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면 실증, 가치판단이 포함되면 규범”으로 분류하면 되겠습니다.

8. 명시적비용과 암묵적비용

기회비용, 그리고 매몰비용의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우리가 학습한 내용에 따르면 기회비용은 ‘하나를 선택함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가치(포기해야 하는 가치 중 가장 큰 것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요?

대학생 A씨는 상영시간이 두 시간인 영화를 보는데 20,000원을 쓰거나 과외를 해서 시간당 15,000원을 벌 수 있다. 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시간당 10,000원을 벌 수 있다. 그는 고심 끝에 영화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가 학습했던(예시로 봤던) 기회비용은 모두 편익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단순히 그 크기를 비교함으로써 합리적 선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편익이 아닌, 비용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대학생 A씨가 영화를 본다고 했을 때 그 편익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영화를 보는 데 드는 티켓값 20,000원을 빼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까지 이해하셨나요? 어쨌건 그는 영화 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하나를 선택했으니 응당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겠죠. 과외, 그리고 아르바이트가 해당합니다. 기회비용은 포기해야 하는 것 중 가장 큰 가치 하나라고 하였으므로 여기서는 과외가 기회비용에 해당합니다.

이제 질문에 답할 차례입니다. 그렇다면 영화를 보는 것에 따른 기회비용은 정확히 얼마일까요? “포기한 선택인 과외 15,000원”이라고 하면 하나만 생각한 것이고 “영화를 두 시간 동안 봤으니 과외도 2시간 계산한 30,000원”이라고고 하면 둘만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를 더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명시적 비용 암묵적 비용이 소개됩니다.

명시적 비용은 글자 그대로 선택의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입니다. 따라서 영화 보는 것을 선택함에 따른 명시적 비용은 20,000원입니다. 반면 과외와 아르바이트의 명시적 비용은 0원이겠죠. (물론 과외나 아르바이트도 시간이 투입되었으니 명시적 비용이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대개 시간은 제외합니다) 한편 암묵적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대가를 지불한 것과 같은 비용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영화 관람의 암묵적 비용은 과외 또는 아르바이트가 해당합니다. 같은 원리로 과외(아르바이트)의 암묵적 비용은 영화 관람과 아르바이트(영화 관람과 과외)가 되는 셈이죠.

기회비용=명시적 비용+암묵적 비용
• 명시적 비용 : 어떤 선택을 할 때 선택한 대안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
• 암묵적 비용 : 하나를 선택함에 따라 포기하게 된 가치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위 사례에서 영화를 보는 데 따른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합한 크기와 같습니다. 명시적 비용은 영화 관람 20,000원, 암묵적 비용은 포기하는 가치 중더 큰 한 가지(과외, 2시간)이므로 30,000원, 따라서 둘을 합치면 총 50,000원입니다. “기회비용이 이렇게 클 수 있나?” 싶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 관람을 통해 50,000원의 만족감(편익)을 느껴야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에 비추면,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기회비용을 이렇게까지 묻진 않습니다. 단순히 암묵적 비용만 제시하죠. 그렇다보니 ‘기 회비용=포기해야 하는 가치 중 가장 큰 가치=암묵적 비용’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 데요, 만약 명시적 비용이 제시될 때는 반드시 그 값을 감안해 기회비용을 풀 수 있어야 합니다.

7. 기회비용과 매몰비용

10만 원을 내고 음악회에 참석한 사람이 연주가 시시하다고 느끼면서도 ‘본전을 뽑아야 한다.’ 는 생각으로 계속 자리에 앉아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시시한 연주를 듣는 것보다 차라리 집에 가서 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들인 돈이 아까워’ 연주를 듣고 있는 것이 죠. 이때 여기서 연주를 듣는 만족감이 돈 1,000원이 주는 만족감과 같고, 집에 가서 비디오를 보는 만족감이 10,000원이 주는 것과 같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람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과감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에 가서 비디오를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입니다. 이처럼 합리적인 의사결정에서 고려하지 말아야 할 비용이 있습니다. 바로 매몰비용입니다.

매몰비용(Sunk Cost)
이미 의사결정을 하여 지출한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

사실 누구나 본전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만, 위 경우 공연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한 10만 원은 이 사람의 선택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왜냐면 계속 연주를 듣든 집에 가서 비디오를 보든 10만 원은 이미 지불한 비용으로 돌려받을 수 없는 매몰비용에 해당하기 때문이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합리적 선택에 있어 매몰비용은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을 제대로 이해하셨는지를 점검해보겠습니다.

어느 항공사가 예약 없이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에게 항공료를 얼마나 받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100석의 비행기가 서울에서 뉴욕까지 운항하는 데 1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만일 좌석의 여분은 많고 한 승객이 600달러를 내겠다고 하면 항공사는 이 승객을 태워야 할까, 말아야 할까?

이 경우 승객 한 명을 더 태우면 600달러의 추가수입이 생기는데 반해 추가비용은 기내식 준비 정도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좌석당 평균비용 1,000달러의 대부분은 이 승객을 태우지 않더라도 발생하는 매몰비용인 셈이죠. 따라서 이 항공사는 승객 한 명을 더 태움으로써 발생하는 추가비용 보다 항공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면, 여분의 좌석에 승객을 태워야 합니다.

빵집에서 일하는 B씨는 새로운 빵을 개발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200만 원의 빵 개발비용이 투입되었다. (참고로 이 비용은 회수가 불가능하다.) 앞으로 빵 개발 완료까지는 400만 원이 더 들것으로 예상되는데, 빵이 개발되면 500만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이에 B씨는 새로운 빵을 개발 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경우 매몰비용은 얼마일까요? 지금까지 빵 개발에 투입된 200만 원입니다. 물론 매몰비용이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이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현재 시점에서 추가로 투입되는 400만 원과 예상되는 수입인 500만 원만 비교하면 됩니다. 비용보다 수입이 크므로 계속 빵을 개발하는 게 바람직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600만 원 투자해서 500만 원 버는 거잖아요? 중단하는 게 맞는 선택 아닌가요?”

물론 이렇게 본다면 중단이 더 적절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회비 용이나 매몰비용을 판단하는 시점이 ‘지금 현재’라는 점입니다. 만약 이 빵을 처음 개발할 당시라면 개발 자체를 중단했을 테지만,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입니다.

• 개발 당시 : 투입 600만 원, 예상수입 500만 원이므로 개발하지 않음
• 현재 시점 : (200만 원은 매몰비용이므로 고려하지 않음) 투입 400만 원, 예상수입 500만 원이므로 개발을 선택

만약 이 사례에서 개발비용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가정이 바뀐다면, 다시 말해 개발비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면 결과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왜냐면 회수가 가능하다는 것은 매몰비용이 아니라는 뜻이니까요. 그렇기에 이러한 기회비용, 매몰비용에 관련해서는 현재 시점에 회수 가능한지 유무를 따져보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甲은 보유하고 있는 중고 의자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미 18만 원을 수리비로 지불하 였다. 甲에게 현재 이 의자의 주관적 가치는 13만 원이다. 만약 이 의자를 20만 원을 주고 추가로 손질하면 시장에 36만 원에 팔 수 있고, 현재 상태로 팔면 10만 원에 팔 수 있다고 한다. 甲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일단 수리비로 지불한 18만 원은 매몰비용이라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 다. 그리고 난 후 다음과 같이 구분해보겠습니다. 추가로 손질해서 팔면 16만 원의 이득을 보지만, 현재 상태로 팔면 10만 원의 이득을 봅니다. 팔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면 13만 원의 이득을 봅니다. 따라서 추가로 손질해서 판매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됩니다.

6. 기회비용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가 다루는 경제학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을 중시합니다. 이에 관련한 개념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앞서 다뤘던 ‘희소성’이고, 다른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기회비용입니다. 즉 희소성이 합리적 선택의 이유라면, 기회비용은 합리적 선택의 방법인 셈이죠.

기회비용 (Opportunity Cost)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선택의 가치

흔히 인간의 욕구는 무한하다고 합니다. 설령 유한하다고 한들, 그 욕구의 크기에 비해 필요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이죠. 우리는 이를 ‘희소성’으로 살펴본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희소한 자원을 어느 곳에 우선적으로 활용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즉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 수단 중에서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선택은 필연적으로 선택된 욕구와 선택되지 못한 (즉 선택을 포기한) 욕구들로 나뉘게 되겠죠? 이 때 포기해 버린 선택의 욕구들로부터 예상되는 유ㆍ무형의 이익 중 최선의 이익을 가리켜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1시간 동안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운동을 할 수도 있으며 PC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즉 3개의 선택지가 있는 셈이죠. 이때 그가 책을 읽는 것을 선택하였다고 해봅시다. 이를 통해 포기해 버린 대안은 운동을 하는 것과 PC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는 것은 PC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유ㆍ무형의 이익(예컨대 신체가 튼튼해지거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등)을 줄 수 있어서 포기한 대안들 가운데 최선의 대안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경우 A씨가 책을 읽는 선택을 함으로써 지불한 기회비용은 1시간 동안 운동을 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유ㆍ무형의 이익이 됩니다.

이처럼 기회비용이란 ‘하나를 선택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가치의 크기’를 말합니다. 위 경우 포기 해야 하는 가치는 운동과 PC게임이었는데요. 만약 그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선택했다면 어떨까요? 어차피 1시간이라는 주어진 자원하에서는 운동과 PC게임 중 하나밖에 선택하지 못합니다. 즉 책을 읽는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이란, 정확히 말하면 포기해 버린 운동과 PC게임 중 더 큰 가치를 준운동만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많은 분들이 기회비용에서 혼란을 겪는데요, 사실 정확히 말하면 기회비용은 ‘포기해야 하는 다른 가치’라기보다는 ‘포기해야 하는 다른 가치 중 가장 큰 것’이라고 해야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5. 시장경제와 계획경제, 그리고 혼합경제

시장경제와 계획경제, 그리고 혼합경제

시장경제의 원동력은 단연 자유로운 경쟁에 있습니다.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고 일하 며, 이 과정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기술을 발전시킵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어 경제활동 의욕도 높습니다. 효율성만 놓고 보면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를 따라오지 못하는 게 사실이며, 역사 적으로 시장경제체제보다 우월한 경제체제는 아직 없었습니다.

시장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어느 누가 만들어낸 게 아니라 저절로 생겨난 자생적 질서라는 데에 있습니다. 계획경제하에서의 생산 및 소비는 계획에 따른 질서이나, 시장경제는 무계획에 따른 질서인 셈이죠. 가계와 기업 어느 누구도 시장질서를 세우겠다는 목적으로 경제활동에 임하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죠. 일반적으로 이 질서를 가리켜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하는데, 좀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풀이하면 모든 경제주체가 자유로우며 동등한 기회를 갖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장경제의 한계점으로는 우선 독과점이 지적됩니다. 어느 물건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는 자가한 명일 경우 그는 시장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소수의 기업일 때에는 담합을 모의할 수도 있고요. 이를 통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배제함으로써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자 시장에 개입합니다. 다음으로 불평등 문제는 시장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점차 심해지고 있는데요. 애초 개인의 재산권을 인정하는 시장경제 에서 재산이 많은 자가 더 많은 기회를 갖고 더 큰 소득을 얻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문제는 불평등의 세습이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 최대의 적이 불평등이라 할 정도로 경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승자와 패자는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계획경제는 시장경제와 비교했을 때 개인보다 집단(공동체)을 우선시하며 효율성보다 형평성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경제 전체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시장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시장경제의 문제점인 독과점, 불평등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우며 대량 실업, 금융위기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낮습니다.

계획경제를 긍정하는 입장에서는 시장경제체제가 태생적으로 개별 경제주체의 (앞서 언급한) 무계획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균형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공황과 같은 이탈이 발생하죠. 반면 계획경제는 중앙정부가 경제 전체의 수요ㆍ공급을 조절하기에 상품의 과잉생산이나 대량실업과 같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경제주체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해서, 그 생산목표를 배정하고 소비량을 배급하는 것은 일견 효율적인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이유는 계획경제의 구조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납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모든 물건이 얼마나 필요한지 예상하는 것부터 사실상 불가 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설령 가능하더라도 이는 경제발전의 정체를 가져올 뿐이죠. 또한 중앙정부 라고 해서 모든 요인을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연재해로부터의 피해가 대표적이죠. 다른 하나는 중앙정부라고 해서 반드시 개인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 다. 경쟁을 막고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윤 추구의 동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결과 적으로 경제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계획경제라고 해서 희소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등장한 체제가 혼합경제입니다. 간단히 말해 시장경제와 계획경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체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공공부문은 계획경제, 민간부문은 시장경제로 구분하고 평시에는 경쟁 원리를 강조하되, 필요할 때 정부가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두 체제의 비율은 나라마다 다른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서유럽국가 등은 시장경제의 비율이 높습니다. 반대로 중국, 북한은 계획경제의 비율이 높죠.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가 각자의 경제상황에 따라 혼합경제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완전한 형태의 시장경제나 계획경제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로써 경제체제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경제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인 만큼 경제 교양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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