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학은 국가 경제라는 거대한 대상을 분석하기 위해 총량적 모델을 사용하지만, 그 모델의 견고성과 현실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미시적 기초를 접목시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제 현상을 분리하여 분석합니다.
초기 거시경제학(특히 단순 케인즈 모형)은 가계나 기업의 개별적인 합리적 행동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총량 변수 간의 단순한 경험적 관계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가 증가한다’는 경험적 관계를 설정했지만, 가계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미시적 원리가 부족했습니다. 미시적 기초는 바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이는 거시경제 모델을 구축할 때, 그 바탕에 개별 경제 주체(가계와 기업)가 합리적이고 최적화된 선택을 한다는 미시경제학적 원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요구입니다.
[TIP] 미시적 기초의 핵심 가정, ‘합리적 기대’
미시적 기초의 도입을 촉발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합리적 기대(Rational Expectations, RE) 가설입니다.
• 합리적 기대란, 경제 주체들은 미래를 예측할 때 과거 정보뿐만 아니라 현재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와 경제 이론 자체를 활용함으로써 평균적으로 볼 때 체계적인 오류(Systematic Errors)를 범하지 않는다는 가정입니다.
• 합리적 기대가설 하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예측 가능하다면, 경제 주체들은 정책 발표와 동시에 자신의 행동을 조정([예] 임금 및 가격 조정)하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는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거시경제 정책 분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후 새고전학파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대 거시경제 모델은 총량 변수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 관계가 가계의 효용 극대화와 기업의 이윤 극대화라는 미시적 선택의 결과로 도출되었음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또한 거시경제 현상을 분석할 때 가격과 임금의 ‘경직성’에 대한 가정이 핵심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거시경제학은 이 가격의 신축성 정도에 따라 분석의 틀을 단기, 중기, 장기로 분리합니다.

먼저 단기 분석(IS-LM 모형)에서는 가격(물가)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며, 생산량(국민소득)은 주로 총수요(Aggregate Demand)에 의해 결정됩니다. 단기 분석의 대표적 모형이자 동시에 이자율(r)과 소득(Y)의 동시 균형을 찾는 IS-LM 모형은 재정/통화정책이 단기적으로 국민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유용합니다.
다음으로 중기 분석(AD-AS 모형)에서는 단기에는 고정되었다고 가정한 가격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총수요와 더불어 총공급(Aggregate Supply) 곡선이 중요해집니다. 이 모형은 단기 균형이 장기 균형으로 조정되는 과정(가격의 신축성이 작동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특히 인플레이션과 실업의 상충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 분석(솔로우 모형)에 이르면, 장기적으로 경제는 잠재적인 생산 능력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능력을 결정하는 기술, 자본, 노동과 같은 공급 측 요인이 중요해집니다. 솔로우 모형은 국가의 장기적인 생활 수준이 어떻게 결정되고 성장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이처럼 거시경제학은 가격 경직성이라는 현실적 가정을 바탕으로 단기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케인즈적 관점), 가격 신축성이라는 이상적 가정을 바탕으로 장기 성장의 동력을 분석하는(고전학파적 관점) 이중 구조를 통해 경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방법론을 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