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동적 안정성, 거미집 이론

동적 안정성에서 고려할 요인은 바로 시차입니다. 예컨대 가격이 변화했을 때, 수요는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공급은 한 기간 늦게 반응한다는 것이 동적 안정성의 핵심입니다. 무엇보다 동적 안정성에서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상대적인 기울기에 따라 균형 여부가 결정되는데요. 여기서 균형 여부라고 표현한 것은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적 안정성은그 모양이 마치 거미집과 닮았다고 하여 거미집 이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거미집 이론
재화의 가격 변동에 대해 수요와 공급이 시차를 두고 반응함으로써 해당 재화의 가격에 급등과 급락이 주기적으로 반복하여 일어나는 현상

여기 상추를 길러 파는 농부가 있다. 현재 시장가격은 P 1 이다. 그는 계획을 세운다. “공급곡선 S 에 따르면 나는 Q 1 만큼을 공급할 수 있어.” 실제로 그는 Q 1 만큼의 상추를 공급한다. 하지만 수요자의 입장에서 Q 1 에 따르는 가격은 고작 P 2 밖에 되질 않는다. P 2 가격에 Q 1 의 수량을 팔고나 니, 뭔가 이상하다. 자신의 공급곡선 S에 따르면 P 1 가격만큼 받아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 이다. 결국 농부는 다시 1년 동안 열심히 상추를 길러 P 2 에 따르는 Q 2 만큼 공급한다. 그런데 웬걸? 이번에는 오히려 그보다 높은 가격의 수요가 존재하는 게 아닌가?

사례의 내용을 그래프로 옮기다보면 몇 가지 의문점이 들 수 있습니다. “꼭 이렇게 공급해야 하나?” “판매는 다 이뤄진 건가?” “내년에도 반드시 상추만을 팔아야 하는가?” 등과 같이, 마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억지로 맞춘 느낌마저 들지 모르겠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가정입니다. 앞서 경제학에서는 가정을 적용한다고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이는 동적 안정성, 즉 거미집 이론의 가정(조건)을 살펴본 후에 그래프를 해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TIP] 가정, 매우 중요합니다.

‘경제학은 가정의 학문’이라고 할만큼 많은 가정이 있습니다. 때로는 “무슨 모형이 이래!” 라는 생각이 들다 가도 막상 그 가정을 읽어보면 “아하, 이러한 가정에 따르면 결과가 맞겠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새로운 이론을 학습할 때 뭔가 어색하다면, 가정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동적 안정성(거미집 이론)
위 사례를 적용하여, 균형으로의 도달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거미집 이론의 주요 가정(조건)
• 생산량과 판매량이 일치 : 이 말은 공급량이 그 기간에 모두 팔린다는 뜻과 같다. 즉 작년의 상추는 작년에 다 판다고 가정하기에 재고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 공급자는 과거의 가격에, 수요자는 현재의 가격에 반응 : 공급자는 작년에 팔아본 상추 가격만 알 뿐이고 현재의 가격은 알지 못한다. 그에 비해 수요자는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응한다.
• 비교역재(외국에서는 수입 불가) : 이는 폐쇄경제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데, 외국에서의 수입물까지 고려하면 공급량이 전기(과거 가격)에 의존한다는 가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 생산 기간의 장기성 : 균형으로 가기 위해서는 몇 기간의 시차가 존재하기에 장기성이 있다고 볼 수있다.
• 매매당사자는 합리적 예측이 곤란 : 거미집 이론에 따르면 올해 상추 가격이 오르면 다들 상추 재배를할 것이고,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내년에는 상추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거미집 이론에서는 상추 가격이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상추를 재배하리라고 가정하기에 합리적 예측이 곤란하다고 보는 것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합리적이라 할 수 있지만, 공급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

이러한 거미집 이론은 그 형태에 따라 크게 수렴형, 발산형, 순환형으로 구분합니다. 먼저 수렴 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균형으로 수렴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래프의 Q 1 , Q 2 는 그 이동과정을 나타낸 것인데 굳이 이 값을 표시하지 않더라도 수렴형 그래프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발산형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균형에서 벗어납니다. 그 이유는 두 곡선의 기울기 차이에 있죠. 마지막 세 번째는 순환형 그래프인데요. 여기서는 두 곡선의 기울기가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본래 거미집 이론은 폐쇄경제하에서 농축산물의 가격변동을 설명하는 이론이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가격변동을 설명할 때 더 자주 쓰입니다. 예컨대 부동산 급등 시 수요는 즉각 반응하지만 공급은 착공에서 완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공급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순간 오히려 공급초과를 가져와 시장 침체 국면에 접어들 수 있죠. 이 부분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니, 참고 삼아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핵심은 그래프 3가지 유형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 수렴형 : S 기울기 > D 기울기
• 발산형 : S 기울기 < D 기울기
• 순환형 : S 기울기 = D 기울기(※ 두 곡선의 방향이 다르므로 ‘절대값’의 기울기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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