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인물]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
4조 원대 지분 기부한 친환경 비즈니스의 선구자
인물 개요
• 이름: 이본 쉬나드 (Yvon Chouinard)
• 출생: 1938년
• 국적: 미국
• 직업: 기업인, 환경운동가 (파타고니아 창립자)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이본 쉬나드는 유년 시절 남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매사냥과 암벽 등반에 심취하며 자연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독학으로 대장장이 기술을 배운 그는 등반 과정에서 기존의 피톤(바위에 박는 쇠못)이 바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사실을 깨달았 다. 이에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재사용 가능한 알루미늄 초크와 장비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를 바탕으로 1957년 ‘쉬나드 이큅먼트(Chouinard Equipment)’를 설립하였고, 이 회사는 미국 최대의 등반 장비업체로 성장했다. 청년 시절 경험한 자연과의 교감은 훗날 그가 전개할 친환경 비즈니스의 철학적 근간이 되었다.
이후 1973년 야외 활동용 의류를 제작하는 ‘파타고니아 (Patagonia)’를 창립하며 본격적인 기업가의 길을 걸었 다. 그는 이윤 극대화라는 전통적인 자본주의적 가치 대신,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기업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파타고니아는 업계 최초로 버려진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플리스를 생산하고 모든 면제품을 유기농 면으로 전환하는 등 친환경 소재 도입에 앞장섰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여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제품을 수선해 오래 입을 것을 권장하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 으켰다. 또한 2002년에는 매년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를 공동 설립하며 환경 보전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확고히 제도화했다.
쉬나드 회장의 환경 보호 철학은 2022년 9월,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4천억 원) 가치에 달하는 파타고니아 지분 100%를 환경 단체와 신탁에 전액 기부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그는 가족이 보유한 의결권 있는 주식 2%를 ‘파타고니아 목적 신탁(Patagonia Purpose Trust)’에, 나머지 배당권 있는 주식 98%를 비영리 재단인 ‘홀드패 스트 콜렉티브’에 양도했다. “이제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Earth is now our only shareholder)”라는 선언과 함께, 매년 발생하는 약 1억 달러 규모의 회사 수익 금을 기후 위기 대응과 자연 보호를 위해 사용하도록 영구적인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창업자가 회사를 매각하거나 상장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대신, 지구를 위해 기업의 소유권을 포기한 전례 없는 결정으로 평가받는다.
지분 환원 이후에도 그는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2026년 현재 만 87세의 나이로 파타고니아의 제품 개발 현장에 남아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급여를 삭감하고 파타고니아 랩에서 플라이 피싱 등 낚시에 필요한 의류와 장비를 기획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 다. 2026년 1월에는 한국을 직접 방문하여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2025년 말 발표된 파타고니아의 ‘진행 중인 작업(Work in Progress)’ 보고서에서는, “파타고니아는 결코 완벽하지 않다”며 탄소 배출 감축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공급망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쉬나드는 이윤 추구가 아닌 지구의 생존을 위해 기업이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