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자본시장 선진화’ 12대 과제 발표
– 부실기업 퇴출·24시간 거래·AI 감시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연다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월 5일 신년 기자간담회 에서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12개 핵심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이번 로드맵은 부실기업 조기 퇴출을 통한 시장 정화,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통한 접근성 강화, AI 기반 시장 감시 고도화 등을 골자로 한다. 단순히 제도를 정비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소하 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실기업 조기 퇴출, 시장 신뢰의 대전제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다. 시가총액과 매출 요건 등을 상향해 이른바 ‘좀비 기업’을 조기에 걸러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시장 전체의 평균 밸류에이션을 깎아먹는 한계기업을 정리해 좋은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급격한 퇴출은 투자자 손실과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투명한 절차(경고-개선-퇴출)와 정교한 심사 인력 보강이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거래시간 혁신, 프리·애프터마켓에서 24시간까지
거래소는 오는 6월 프리마켓(07~08시)과 애프터마켓 (16~20시)을 신설하고, 2027년 말에는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닦는 조치다. 단순히 매매 시간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야간 변동성 관리와 전산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이사장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산”이라고 강조한 것도 시스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포석 으로 읽힌다.
AI 시장 감시로 불공정 거래와의 ‘기술 전쟁’
신종 불공정 거래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AI 접목 시장 감시 체계를 고도화한다. AI는 인간이 포착하기 힘든 초단타·다계좌 연계 패턴 등 이상거래 탐지(Anomaly Detection)에 탁월하다. 거래소는 이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출 계획이다. 다만 감시의 정밀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무고한 거래가 의심 받는 ‘오탐(False Positive)’ 논란을 피하기 위해 설명 가능한 AI(XAI)* 기술 도입 등 사후 구제 절차의 병행이 요구된다.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XAI)
• AI가 특정 결론을 내린 이유와 근거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기술
• 결과만 주는 ‘블랙박스’ AI의 한계를 넘어, 판단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금융·의료 등 책임이 중요한 분야에서 필수적
생산적 금융과 모험자본 생태계 조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BDC) 도입을 지원하고, AI 등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한 맞춤형 상장 심사를 강화한다. 유망한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 상장까지 이어주는 인큐베이팅 기능을 강화해, 시중 자금이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혁신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생산적 금융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규제 강화를 넘어선 ‘시장 품질 투자’
이번 12대 과제는 한국 시장이 할인받아온 고질적 요인 들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부실 정리(질), 불공정 근절(신뢰), 영문 공시 및 거래 편의(접근성)는 글로벌 자본이 가장 중시하는 요소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닌, 한국 증시라는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투자로 평가한다. 인프라의 신뢰 프리미엄이 더해질 때 비로소 ‘코리아 프리미엄’이 실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행력과 속도 조절이 향후 관전 포인트
향후 시장의 시선은 구체적인 실행 순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6월 도입될 프리·애프터마켓의 초기 안착 여부 △부실기업 퇴출 과정에서의 예측 가능한 집행 △AI 감시의 투명성 확보가 3대 지표가 될 것이다. 로드맵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위클리 옵션이나 배출권 선물등 신상품 상장 확대와 맞물려 한국 자본시장의 거래 규모와 질적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읽을거리] 자본시장 선진화(대도약) 12대 과제
(※ 언론 자료 취합으로 실제와는 조금 다를 수 있음)
[1축]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3대 과제)
1. 부실기업 조기 퇴출(상장폐지 정비)
• 상장 유지 요건(시총·재무 등) 강화로 “좀비기업” 정리 속도전
• 심사·모니터링 기능을 조직/인력 보강해 처리 역량 강화
• 시장 퇴출 프로세스의 예측가능성·일관성을 높이는 방향
2. 기술특례 상장 사후관리 강화
• 기술특례 상장 이후 사업목적 변경 등 ‘상장 취지 훼손’ 이슈를 더 엄격히 점검
• 개선계획(정리/정상화 계획)의 타당성·이행가능성 중심으로 관리 강화
• 코스닥 시장 “혁신”과 “신뢰”를 동시에 올리려는 사후관리 패키지
3. 불공정거래 근절(시장감시 고도화)
• 유관기관 공조를 포함한 합동 대응력 강화
• 거래소 업무 전반에 AI(인공지능) 활용을 확대해 혐의 탐지/분석 고도화
• “사후 처벌”보다 조기 포착·차단에 무게 중심
[2축] 생산적 금융 전환 (3대 과제)
4. 첨단기술 기업 상장 지원(맞춤형 심사)
• AI·우주 등 핵심기술 산업 특성을 반영 ‘맞춤형 기술심사’ 도입
•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등 특성을 고려해 심사 기준 세분화
• 핵심기술 기업의 신속·정교한 상장 지원이 목표
5.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신속 지원
• 성장 잠재력이 큰 벤처·혁신기업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형 기구 도입 지원
• “모험자본 → 성장기업” 자금 흐름을 제도적으로 연결
• 성장금융 공급을 상시화/대중화하려는 성격
6. 코스닥 생태계 강화(인큐베이팅·IR 등)
• 비상장 단계부터 인큐베이팅(육성) 기능을 강화해 상장 전후 연계
• 성장단계별 IR(투자자 관계) 지원 등 ‘자금조달 친화’ 인프라 강화
• (보도에 따르면) 코스닥 기능 강화를 위해 운영체계/역할 손질
[3축] 글로벌 경쟁력 강화
7. 주식 거래시간 확대(프리·애프터 → 24시간 목표)
• 2026년 6월 목표: 프리마켓(07~08시) + 애프터마켓 (16~20시)로 하루 12시간 체계
• 2027년 말 목표: 24시간 거래체계 단계적 추진
• 대체거래소(ATS) 환경에서 동등한 거래여건을 위해 불가피 하다는 논리
8. 결제주기 단축(T+2 → T+1)
• 글로벌 추세에 맞춰 주식 결제를 1영업일(T+1)로 단축 추진
• 결제 리스크(미수·상대방 리스크)와 운영비용을 줄이는 방향
• 인프라(증권사·예탁결제 등) 전반의 시스템 정비가 동반 과제
9. MSCI 선진지수 편입 요건 대응(영문공시 등)
• 코스피 전 상장사 대상 영문공시 의무 조기 시행 등 제도 개선 추진
• 해외 투자자 접근성을 높여 시장 신뢰·투명성을 강화
• 목표는 MSCI 선진시장(DM) 지수 편입에 유리한 환경 조성
[4축] 미래 성장동력 확보 (3대 과제)
10. 파생시장 24시간 거래 추진
• (주식과 별도로) 파생시장도 24시간 거래체계를 내년 말 목표로 추진
• 글로벌 투자자와 시간대를 맞춰 유동성·가격발견 기능 강화
• 파생시장 기반의 시장 헤지(위험회피) 효율 개선 기대
11. 신상품 신속 도입(ETF·옵션·탄소)
• 해외에서만 거래되던 개별종목 레버리지 ETF 신속 도입 추진
• 위클리 옵션(주간 만기 옵션) 등 옵션 라인업 확장
• 배출권 선물 상장 준비(탄소시장/환경금융 인프라 강화)
12. 부산 금융중심지 기능 강화(+저변 확대)
• 파생·해양금융 등 지역 특화 축을 중심 금융 허브 기능 강화
• 투자 저변 확대(교육/인프라/참여자 확대)와 연계 생태계 조성
• 혁신기업 육성·연계 등 “지역 기반 성장동력” 성격 과제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