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거시경제학의 기초 개념을 이해하고, 국민소득(Y)이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되는 지를 배웠습니다. 이제부터는 측정된 국민소득(Y)이 ‘왜’ 그 크기로 결정되는지에 대한 원리(이론) 를 탐구할 차례입니다.
앞서 잠깐 설명하였듯이, 거시경제학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고전학파의 주장과 이에 도전한 케인 즈학파의 논쟁으로 발전했습니다. 따라서 거시경제학 역시 그 출발은 고전학파 모형입니다. 고전 학파는 케인즈 혁명 이전의 전통 경제학을 대표하며, 시장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보는 ‘작은 정부’와 ‘자유방임(Laissez-faire)’의 논리적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이들은 경제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조정되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이후 다룰 장기총공급곡선(AS)이 이에 해당합니다.)
고전학파 모형의 기본 전제
고전학파의 국민소득결정모형은 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두 가지 핵심 전제를 세웁니다.
1. 가격과 임금의 완전한 신축성 (Perfect Flexibility)
고전학파는 물가(P), 임금(W), 이자율(r) 등 경제 내 모든 가격 변수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즉각적이고 유연하게 조정된다고 가정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신축적’ 또는 ‘완전 신축적’이라 표현합니다. 가격 조정이 항상 일어나므로, 모든 시장(노동, 재화, 화폐)은 항상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균형’ 상태를 유지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불필요한 초과 공급(실업)이나 초과 수요(인플레이션 압력)는 지속될 수 없다는 게 고전학파의 관점입니다.
2. 완전 고용 산출량(Y*)의 가정
노동시장에서는 임금을 기준으로 수요와 공급이 결정되는데요. 이때 가격, 즉 임금이 신축적으로 조정된다고 가정하면 노동시장은 임금(실질임금, W/P)의 조정으로 항상 완전 고용을 달성하게 됩니다. 또한 고용이 곧 생산력을 결정함에 비출 때, 완전고용을 달성했다는 말은 해당 경제가 생산 능력의 최대치인 ‘잠재 GDP’ 또는 ‘완전고용 산출량(Y*)’ 수준에 이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경우 고용, 즉 노동의 생산성은 한계생산 체감을 가정하기 때문에 그래프로 그리면 아래와 같아집니다.

고전학파의 국민소득결정모형
그래프가 한 번에 4개나 등장하다보니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4개를 한번에 그린 건 4개의 그래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하나씩 연결해가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하단의 왼쪽을 볼까요? 가로축이 N으로 나와 있는데 편의상 노동으로 해석해보겠습니다. 그러면 N과 w/P는 사실상 노동시장을 나타냅니다. 노동시장에서의 수요·공급이 임금을 기준으로 X자 형태로 그려진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어쨌건 경제 전체의 수요·공급에 따라 노동량이 결정됐다고 해보겠습니다. 참고로 고전학파의 관점인 만큼 이때의 노동량(고용량)은 완전고용 수준임을 전제합니다. (※ 고전학파는 임금이 신축적으로 조정된다고 가정)
그렇게 결정된 노동량(N E )이 편의상 4,000만 명 정도 된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그 4,000만 명이 생산해내는 생산물의 크기가 있겠죠? 이게 첫 번째 그래프, 즉 총생산 그래프입니다. 기본적 으로 노동의 한계생산 체감을 가정하는 만큼 그 기울기는 점차 완만해짐을 알 수 있고요. 어쨌건 4,000만 명의 노동력으로 생산해낸 결과물(Y F )이 대략 2,000조 정도 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제 두 번째 그래프로 갈 텐데요. 고전학파는 (후술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생산된 것은 모두 소비된다고 가정합니다. 그렇기에 가로축과 세로축이 각각 총생산-총지출이라고 두면, 그 기울기는 당연히 45˚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2,000조 만큼 생산하면 쓰는 것도 2,000조 라는 뜻입니다.
남은 것은 아래 오른쪽 그래프인데요. 이는 총생산과 물가의 관계를 나타냅니다. 고전학파는 총생산, 즉 총공급의 양은 물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술진보와 같은 요인이 아닌, 단순한 통화량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은 산출량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떤가요? 4개의 그래프가 등장했지만 기준을 잡고 하나씩 해석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음을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