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한 줄] 한국항공우주산업, 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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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KAI, ‘하늘’ 넘어 ‘우주’로… 대전환기 맞은 항공종합기점-

• 법인명: 한국항공우주산업㈜(KOREA AEROSPACE INDUSTRIES, LTD., KAI)

• 설립(출범): 1999년

• 본사: 경남 사천시

• 사업분야: 항공기(고정익·회전익) 개발·생산, 항공기 성능개량 및 정비(MRO), 무인기·훈련체계, 위성 등 우주 사업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의 상징인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이 거대한 변화의 파고 앞에 섰다. 1999년, 국가적 차원의 항공 제조 역량 결집을 위해 출범한 KAI는 이제 단순한 기체 조립 업체를 넘어, 독자적인 전투기 체계 개발과 우주 영토 확장을 진두지휘하는 ‘글로벌 종합 체계기업’으로의 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KF-21 ‘보라매’, 개발에서 양산으로… 실적 구조의 대변화

현재 KAI 내부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KF-21 ‘보라매’다. KF-21은 한국 항공산업이 단순 조립·생산을 넘어 ‘독자 체계 개발’ 국가로 올라설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업계에 따르면 방산 당국과 KAI는 오는 2026년 3월,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시제기 단계가 끝나고 본격적인 ‘돈을 버는’ 생산 프로젝트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2026년 9월 공군 인도(1호기) 를 기점으로 KAI의 실적 구조는 연구개발 중심에서 양산 매출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될 전망이다.

FA-50, 폴란드 수출로 증명한 ‘K-방산’의 속도전

KAI의 훈련기 및 경공격기 라인업인 T-50과 FA-50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을 마쳤다. 특히 2022년 폴란드와 맺은 48대의 수출 계약은 KAI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

KAI는 계약 체결 후 1년여 만인 2024년 1월, 우선 물량인 FA-50GF 12대를 적기에 인도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는 폴란드 측의 요구 성능을 반영한 FA-50PL 형상 36대에 대한 제작이 진행 중이며,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납품될 예정이다. KAI는 단순히 기체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MRO) 및 후속 지원 사업까지 묶어 ‘수익의 롱테일(Long-tail)’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고정익 넘어 회전익과 MRO까지… 사업 다각화의 결실

KAI의 포트폴리오는 고정익 전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 국산 헬기 수리온(KUH) 계열을 기반으로 상륙기동 헬기, 의무후송헬기 등 파생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 으며,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을 통해 회전익 분야의 독보적 지위를 굳혔다.

여기에 항공기 수명 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MRO(정비· 유지·보수) 사업은 KAI의 차세대 먹거리다. 항공기는 인도 후 정비와 성능 개량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 에, KAI는 이를 별도의 핵심 사업 축으로 설정하여 안정 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 밸류체인 구축 가속화

우주 분야에서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KAI는 그간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시리즈 개발을 주도해 왔으며, 최근에는 군 정찰위성 체계인 ‘425사업’ 위성 5호기의 성공적인 발사에 기여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최근 KAI는 중동 등 해외 파트너들과 위성 및 우주 협력을 논의하며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체부터 위성체, 지상국 운용까지 아우르는 우주 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해, 미래 전장의 핵심인 ‘초연결·초지능’ 환경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경영권 불확실성 해소가 마지막 퍼즐

기술적 성과와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내부 경영 상황은 안갯속이다.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나, 특정 후보자에 대한 노조의 반발과 이사회 내부의 이견 등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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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소재부터 완성탄까지 ‘수직계열화’ 완성… 국내 유일 종합 탄약 기업-

• 법인명: ㈜풍산(POONGSAN CORPORATION)

• 설립일: 1968년 (2008년 풍산홀딩스에서 인적분할)

• 상장: 2008년 코스피(유가증권시장)

• 대표(경영진): 류진(회장), 박우동(부회장)

• 사업분야: 신동(동·동합금 소재) / 방산(탄약 중심)

• 주요 사업장: 울산(신동), 경주 안강(탄약), 부산(탄약)

대한민국 제조업의 뿌리인 소재 산업과 국가 안보의 최전선인 방위 산업. 이 이질적인 두 분야를 ‘구리(銅)’라는 매개체로 완벽하게 융합한 기업이 있다. 바로 주식회사 풍산이다. 1968년 창업 이래 50여 년간 ‘신동(伸銅)’과 ‘방산’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풍산은 이제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K-탄약’의 심장부로 거듭나고 있다.

‘동(銅)의 연금술사’… 산업의 쌀을 만드는 신동 사업

풍산의 모태는 1968년 설립된 풍산금속공업이다. 1970 년 한국조폐공사의 주화 원판(소전) 공급업체로 지정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풍산은 현재 울산사업 장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신동 제품 일관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신동 사업은 구리와 동합금을 가공해 판·대, 봉·선, 리드 프레임 소재 등 산업용 기초 소재를 공급한다. 이는 전기동 가격과 환율,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한 분야지 만, 풍산은 고부가 가치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제조업 전반의 ‘기초 체력’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이 풍산 신동 사업의 근간이다.

“위기에 더 강하다”… 수직계열화 이룬 종합 탄약 기업

풍산을 설명하는 또 다른 이름은 ‘방산’이다. 1973년 안강공장 준공 이후 군용 탄약 국산화를 주도해온 풍산은 국내 유일의 종합 탄약 기업이다. 단순히 탄피를 제작하는 수준을 넘어, 소재 배합부터 부품 제조, 최종 조립 및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특히 탄약은 첨단 무기 체계와 달리 전쟁이나 분쟁 시가장 먼저 소모되는 ‘물량의 논리’가 지배하는 영역이 다. 풍산은 평시의 안정적인 내수 공급을 바탕으로 생산 품질을 유지하고, 유사시 폭발적인 공급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경 탄약’ 잭팟… 8,300억 규모 공급 계약의 의미

최근 풍산의 성장판은 ‘대구경 탄약’에서 열리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풍산은 최근 약 8,299억 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 다. 이는 풍산의 방산 포지션이 단발성 주문을 넘어 대규모 ‘장기 프로그램’ 단위로 격상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풍산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설비투자(CAPEX)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대구경 탄약 생산 능력 확충은 단순한 매출 증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동맹의 탄약고’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스포츠탄 수출과 글로벌 시장의 도전

민수용 탄약 시장인 미국 스포츠탄 영역도 풍산의 주요 무대다. 미국 시장은 유통망과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 만큼, 풍산은 오랜 시간 쌓아온 품질 인증과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최근 관세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흔들리기도 했으나, 군수와 민수를 아우르는 이중 포트폴리오는 풍산만이 가진 강력한 리스크 분산 전략이다.

‘지속 가능한 방산’을 향한 리더십

2008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류진 회장과 박우동 부회장 체제로 운영 중인 풍산은 ‘소재 경쟁력이 곧 국방 경쟁력’이라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구리 가격 변동성 이라는 신동 사업의 숙제와, 국가별 규제 및 납기 준수라는 방산 사업의 과제를 동시에 풀어내며 풍산의 시간표는 오늘도 정밀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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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공급] 01. 공급

수요에 이어서 공급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수요·공급’이라는 말에 비춰볼 때, 공급은 수요의 반대 개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도 그러한지 알아봐야겠죠? 무엇보다 앞서 수요를 다루면서 기본적인 개념들을 접해보았기에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공급 또한 비교적 무난하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공급 (Supply)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자 하는 욕구

막연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이윤이 남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실행에 옮기게 될 구체적인 생산 의사를 말한다. 수요자와 마찬가지로 생산자에게 중요한 것은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올라가면 재화와 서비스를 더 많이 생산할 것이고, 가격이 내려가면 덜 생산할 것이다.

수요가 물건을 구매(소비)하는 쪽이라면, 공급은 물건을 판매(생산)하는 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의 관계는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유사한데요. 먼저 공급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이어지는 균형 부분에서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만나는지 알아볼 것입니다.

공급의 법칙 (Law of Supply)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량은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공급량이 감소하는 가격과 공급량 사이의 비례 관계

공급곡선의 일반적인 형태

앞서 수요를 살펴보았기에 공급을 나타내는 공급곡선 도출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공급이니만큼 수요와 달리 우상향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이때 Supply의 약자인 ‘S’를 표시 합니다. (수요의 경우는 Demand의 ‘D’라는 점, 잊지 마시고요.)

앞서 수요의 경우에는 가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기에 가격만을 고려하여 수요함수를 세웠는데 요. 공급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공급 또한 가격 이외의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가격에 한정하여 공급함수를 세운다는 뜻입니다. 고려할 요인이 많으면 그만큼 정확해지겠지만, 현실상 어려운 부분이 있죠.

X재의 공급(S)은 가격(P), 기술수준(T), 경쟁의 정도(C)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함수로 나타낸 것입니다. 편의상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3가지를 들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공급함수입니다. 주요 요인들 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가격(P)만을 고려하였죠. 이로써 공급의 개념, 그리고 공급곡선, 공급함수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어떤가요? 비교적 간단한 설명이었지만 이해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앞서 수요를 다뤘기 때문이죠. “원 리는 비슷하고, 방향만 반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제2장 수요] 04. 과시적 수요, 베블런 효과

그동안 우리는 경제학, 그리고 미시경제학, 그중 첫 번째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수요·공급이론 순으로 학습을 진행해왔는데요. 먼저 살펴본 내용이 수요였습니다. 어느덧 수요의 끝자락에 이르렀 군요. 어떠셨나요? 수요에 관한 내용들, 어려우셨나요? 앞서 우리가 살펴본 수요의 주요 개념(수요의 법칙), 그래프(수요곡선, 개별수요곡선과 시장수요곡선), 수식(수요함수, 수요의 변화와 수요량의 변화), 덧붙여 함께 소개한 TIP 등을 전체적으로 짚어가며 학습해오셨다면 아마 큰 어려움 없이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수요의 마지막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하는데요. 바로 예외적인 형태의 수요곡선, 베블런 효과입니다. 앞서 편승효과나 속물효과와 같이 몇 가지 변형된 형태의 수요곡선을 소개하였습니다만, 이번에 다룰 베블런 효과는 발표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회 상류층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습니다. 지금까지도 경제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언급되는 개념입니다.

베블런 효과 (Veblen’s Effect)

일반적인 수요의 법칙과는 달리, 재화의 가격이 상승할 때 그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

베블런 효과는 일반적인 (우하향하는) 수요곡선에 위배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일반적인’ 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베블런 효과는 일부 상류층의 허영심, 사치에서 비롯된 이론이기 때문이죠. 보통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하기 마련인데, 이와 반대로 자신만이 값비싼 재화를 소유하고 있음을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비 형태가 바로 베블런 효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경우 수요곡선은 가격 상승에 따라 구입량이 증가하는 ‘우상향’의 형태가 됩니다.

베블런 효과

통상의 수요곡선과 달리 우상향하는 형태의 수요곡선(D V )이 도출된다.

경제학의 ‘가정’이 적용되지 않는 수요곡선

먼저 D 1 수요곡선에서 a점을 찾아보겠습니다. 여기서 가격이 상승할 경우 D 1 수요곡선 위(상)의 이동이 일어나며, 이는 b점까지의 가격 상승을 가져옵니다. 물론 수요는 a점의 수요인 Q 1 에서 b 점의 수요인 Q 2 까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겠죠. 하지만 베블런 효과가 발생할 경우 결과는 달라 집니다. 수요는 b점에 해당하는 Q 2 까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수요곡선인 D 2 의 c점에 해당하는 Q 3 로 증가합니다. 이러한 경우 수요곡선은 우햐향하지 않는, 즉 우상향하는 형태인 D V 로 나타나죠. 여기서 b와 c 사이의 간격을 베블런 효과로 인해 증가한 수요의 크기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간단하게나마 수요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미시경제학의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론인지라 학습하는 데에 조금은 어려웠을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여기서 다룬 내용 만큼은 반드시 알아두어야 앞으로의 학습이 수월하다는 점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두시길 바랍니 다. 이로써 수요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자 합니다.

[제2장 수요] 03. 수요량의 변화, 수요의 변화

이제 “수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일정한 가격에 사려고 하는 욕구’ 이 정도만 해석해도 충분합니다. 그밖에 수요함수라든지 수요곡 선, 개별수요곡선과 시장수요곡선 등은 문제풀이를 통해 하나씩 익숙해지면 됩니다.

한편 이번에 다룰 내용은 수요량수요의 구분입니다. 얼핏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기에 “수요의 수량을 나타내는 것이 수요량 아닌가요?”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맞는 해석입니다. 다만 학습하는 입장에서는 어떠한 요인들이 수요량을 변화시키는지, 또 수요를 변화시키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요곡선을 기준으로, 즉 수요곡선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수요 량과 수요의 변화를 구분합니다.

• 수요량의 변화 : 가격의 변화로 인한 한 수요곡선상의 점 간의 이동

• 수요의 변화 : 가격을 제외한 요인들의 변화로 인한 수요곡선 자체의 이동

위 설명만으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수요함수를 보면서 다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요함수가 오직 가격에만 영향을 받는 함수, 이는 ‘수요량’의 변화를 말한다.

수요함수가 가격 이외의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 함수, 이는 ‘수요(수요곡선)’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수요자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편의상 단위인 P는 ‘원’을, Q는 ‘개(수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앞으로 그래프를 접할 일이 점차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편의상 단위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설령 단위를 생략하더라도, 결과값 도출 시에는 항상 단위를 붙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 루트(√) 를 붙이면 1,000원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뒤에 만 원을 놓쳐 10으로 표시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이 수요자는 가격이 6원일 때 2개, 4원일 때 3개를 수요하고자 합니다. 즉 가격이 1원 변함에 따라 자신의 수요를 0.5개씩 일정하게 변화시킨다고 볼 수 있죠. 또한 가격과 수요의 변화 정도를 통해 아래와 같이 그래프(수요곡선)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격이 변함에 따라 자신의 수요를 변화시키지만 기존의 수요곡선 위에서 (하나의 수요 곡선, 곡선상(위)에서) 단지 그 수량만을 변화시키기에 이를 수요량의 변화라고 합니다. 이러한 수요량의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입니다.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로 인한 변화는 수요량의 변화가 아닌, 수요의 변화입니다. 둘을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수요량의 변화

동일한 수요곡선 상에서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가격 그 자체의 영향을 받아 수요, 즉 구매량을 변화시키기 때문이죠. 하지만 꼭 가격의 영향만으로 수요가 결정된다고 볼 수만도 없는 게, 가격 이외 다른 요소의 변화가 수요에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여러분이 수험생활을 하면서 매일 1,000원 짜리 빵을 먹는다고 해보죠. 하지만 직장에 들어간 이후에는 빵 대신 밥을 먹기로 하고, 빵 소비량을 줄입니다. 빵의 가격은 그대 로이지만 수요가 감소한 셈입니다. 이 경우 빵의 수요곡선은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일단 빵가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빵 수요자의 빵에 대한 선호가 변함에 따라 그 수요가 변화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수요곡선은 아래 그래프와 같이 (이 경우 수요가 감소 하였으므로 좌측) 이동합니다.

수요의 변화

가격 이외의 요인(소비자의 선호 등)으로 수요곡선 자체가 이동하였다.

수요곡선 그래프의 두 축(가격과 수량, P와 Q)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분명히 가격입니다. 그래서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은 모두 제거하고 가격과 수요만의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죠. 이때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면 ‘수요량의 변화’에 해당합니다. 반면 여기서는 가격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해 수요곡선이 변화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변화라기보다 이동이죠. 수요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요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

• 소득 수준: 일반적으로 수요는 해당 수요자의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를 ‘정상재’, 반대로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열등재’라 한다.

•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 대체재 혹은 보완재의 여부에 따라 그 수요가 달라진다. 만약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독립재’로 표현한다.

• 광고: 대개의 경우 광고는 해당 재화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어느 식품에서 발암 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는 분명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지만 이는 광고라기보다 뉴스에 가깝다.)

• 선호: 위 사례에서 보듯 빵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 선호로, 이는 여러 요인을 받아 결정된다. 재화를더 선호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소득 수준,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 광고, 선호 등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는데요. 무엇보다 재화의 성질에 따라 그 수요가 변화하는 경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예컨대 광고의 경우에는 재화의 성질에 관계없이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빵의 사례에서 보듯, 소득이 늘었을 때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도 있고 감소하는 재화도 있습니다. 경제학 에서도 이를 구분합니다. 바로 정상재열등재, 대체재보완재입니다.

재화의 성질에 따른 분류

대체재와 보완재를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표가 등장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표’라고 하면 기존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나타낸 자료라 할수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표가 나오면 무조건 “외워야겠다.”라는 생각부터 갖게 됩니다. 사실 내용을 이해했다는 전제 하에서는 표만큼 간단명료한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표를 외우면 정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증가’ 아니면 ‘감소’이다보니, 외우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죠. 그렇기에 처음 학습할 때 그 내용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하나만 예로 들면, 위 경우 소득이 증가했을 때 → 해당 재화가 정상재인지, 열등재인지에 따라 → 수요가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 해당 수요곡선의 변화방향이 어떠한지의 순서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정상재와 열등재

먼저 살펴볼 재화는 정상재열등재입니다. 위의 표에서 알아보았듯이 정상재와 열등재를 구분 하는 기준은 바로 소득입니다. 즉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정상재, 그반대이면 열등재인 셈이죠.

• 정상재(normal good): 소득이 증가(감소)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감소)하는 재화

• 열등재(inferior good): 소득이 증가할수록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

정상재(左) / 열등재(右)

그럼 한번 그래프를 통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가장 먼저 살펴볼 지점은 그래프의 두 축입니다. 앞서 우리는 P, Q를 두 축으로 하는 수요곡선을 다뤘는데요, 여기서는 P, Q가 아닌 X, Y가 있습 니다. 이는 X재와 Y재, 즉 두 재화가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소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두재화의 가격에 변화가 없다면 어떨까요? 일단 전체적으로 수요할 수 있는 양은 분명 많아질 것입 니다. 그런데 “나는 X재를 더 좋아하니까 X재만 더 소비할거야”라든지 “X재와 Y재 모두 사이좋게 소비량을 늘려야지”와 같이 수요량은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즉 소득이 증가하였을 때 그수요 변화는 재화의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왼쪽 그래프부터 보겠습니다. 일단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X재와 Y재 모두 그 수요가 증가하였 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대 수요할 수 있는 양(절편)도 기존보다 커졌고요. 구체적으로 이동점을 보면, X재의 경우 기존 X 1 만큼 수요하던 것이 X 2 만큼 증가하였습니다. Y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Y 1만큼 수요하다가 Y 2 만큼 증가했습니다. 앞서 우리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면 ‘정상재’, 감소하면 ‘열등재’로 구분하였습니다. 즉 두 재화 모두 정상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른쪽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변화 방향이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는데요. A에서 A 3 로 이동한 경우 X재는 정상재, Y재는 열등재입니다. 왜냐하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X재의 수요는 증가하였지만 Y재는 감소하였기 때문이죠. 같은 원리로 A에서 A 1 으로 이동할 경우 X재는 열등재, Y재는 정상재에 해당합니다. X재 수요는 감소하였지만 Y재 수요는 증가했으니까요. 이를 표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재와 열등재에 따른 이동 구분

새로운 곡선에서 X재와 Y재의 수량이 각각 증가하였는지 감소하였는지 따져보도록 하자.

[TIP]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도 있지 않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두 재화 모두 소비가 감소합니다. 재화 가격이 고정된 상황에서 소비가 감소한다는 말은 지출 총액이 소득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고, 쉽게 말해 주어진 소득을 모두 소비하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는 암묵 적으로 주어진 소득을 모두 소비하여 효용(만족감)을 극대화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소비자이론(3장)에서 다루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인 경우는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음의 경우만 남습니다.

•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는 없다.

• 두 재화 모두 사치재일 수는 없다. (※ 사치재: 소득 증가 시 그보다 크게 소비가 증가)

• 두 재화 모두 필수재일 수는 없다. (※ 필수재: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0~1 사이)

• 두 재화 모두 기펜재일 수는 없다. (※ 기펜재: 가격 하락 시 오히려 수요가 감소) 아직 사치재, 필수재, 기펜재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입니다만, 소득과 소비의 관계에 비춰보면 위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대체재와 보완재

이어서 살펴볼 내용은 대체재와 보완재인데요. 여기서도 가장 먼저 알아볼 것은 바로 기준입니 다. 정상재와 열등재와 달리 여기서의 기준은 다른 재화의 가격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암묵적으로한 재화(하나의 재화), 즉 X재면 X재의 가격과 수량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요. 여기서는 다른 재화, 즉 Y재의 가격이 X재의 수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본다는 뜻입니다. 이게 말로는 간단하지만 막상 그래프가 나왔을 때는 우상향, 우하향이 헷갈릴 수 있으므로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녹차와 홍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녹차의 가격과 수요가 일정한 상황에서 (대체 관계에 있는) 홍차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사람들은 녹차 대신 홍차를 마시려고 할 것입니다. 특히 ‘어차피 녹차나 홍차나 그게 그거지’ ‘홍차가 좋긴 한데 비싸서 녹차를 마실 수 밖에 없어’하는 수요자일수록 즉각 홍차로 옮겨가겠죠. 결과적으로 녹차의 수요는 감소하 고, 녹차의 수요곡선은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 대체재(substitute good) : 한 재화의 수요가 늘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줄어드는 재화

[예] 녹차와 홍차, 버터와 마가린, 콜라와 사이다 등

• 보완재(complementary good): 한 재화의 수요가 늘어날 때 함께 수요가 늘어나는 재화

[예] 커피와 설탕, 팥빙수와 젤리, 바늘과 실 등

보완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커피와 설탕을 예로 들면,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설탕의 가격과 수요에는 아무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설탕 수요도 증가합니다. 반대로 커피 수요가 감소하면? 설탕 수요도 감소할 것입니다.

이제 그럼 X, Y 두 재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X재의 가격이 상승하자 Y재의 수요가 증가했 습니다. 이때 두 재화는 대체재/보완재 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그렇죠, 대체재입니다. X재의 가격이 상승하니까 사람들이 X재 대신 Y재를 소비했다는 뜻이죠. 그래서 두 재화는 대체 관계에 있습 니다. 반대로 X재의 가격이 상승하자 Y재의 수요가 감소했다면 어떨까요? X재 가격 상승으로 X 재의 수요가 감소하고, 동시에 Y재 수요도 감소했으니 보완재에 해당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그래프를 통해 대체재와 보완재를 그래프로 정리해봅시다.

대체재와 보완재

X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X재 수요는 감소하였다. 이때 Y재는 수요가 증가하였으므로 대체재이다. 반면 Z재는 수요가 감소 하였으므로 보완재이다. 주의할 것은, 이때 Y재와 Z재의 관계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자료: 한국경제신문).

편승효과와 속물효과

정상재와 열등재, 그리고 대체재와 보완재 그래프를 이해하셨다면 편승효과와 속물효과 역시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편승효과와 속물효과는 경제용어라기보다 경제적 현상에 가까운 만큼 우리 일상에도 적용시켜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 편승효과(Bandwagon Effect) : 다른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수요도 늘어남

• 속물효과(Snob Effect) : 다른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개인의 수요는 오히려 감소함

편승효과와 속물효과에 따른 수요의 이동

먼저 편승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다른 사람들이 쓰니까 나도 쓰는’ 즉 하나의 유행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때 해당 재화의 수요곡선은 기존보다 완만한 (보다 탄력 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만약 가격이 낮아지면 a점에서 b점이 아닌, c점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죠. 반면 속물효과는 편승효과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오히려 수요가 줄어드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경우 수요곡선은 보다 급격한 (보다 비탄력적인) 형태로 나타납 니다. 그렇기에 a점에서 c점이 아닌 b점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죠.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요? ① 온라인 게임 ② 전기 자동차 ③ 명품 핸드백 ④ 문서처리 소프트웨어 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5가지가 주어져 있는데요. 이중 성격이 다른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일 까요? 바로 명품 핸드백입니다. 다른 시장들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시 수요가 증가하는, 이른바 양(+)의 네트워크효과를 가져오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명품 핸드백은 그렇지 않죠. 수요가 증가하면 오히려 명품의 지위를 잃게 됩니다. 실제 경제학 문제도 이러한 측면에서 묻는 정도이므로 해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얀 틴베르헌, 직관을 과학으로 바꾸다

“수식이라는 렌즈로 경제의 심장을 들여다본 인본주의적 공학자”

images (1).jpgJan Tinbergen

물리학의 토양에서 피어난 경제학의 새로운 시각

얀 틴베르헌(Jan Tinbergen)은 1903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태어나 학문적 여정의 첫 발을 물리학으로 시작했다. 그는 당시 물리학의 거장들이 포진해 있던 라이덴 대학교에서 공부하며, 자연 현상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그 속에 숨은 법칙을 찾아내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몸에 익혔다. 1929년 박사학위를 받을 당시 그를 둘러싼 환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수치화하고 증명하는 엄밀한 학풍이 지배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경험은 훗날 그가 경제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다.

학위를 마친 그는 학문의 관심을 인간 사회의 실질적인 고민인 경제로 돌려 네덜란드 통계청(CBS)과 국제연맹 등에서 실무를 익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공허한 이론적 논쟁에만 머물던 당시 경제학의 한계를 실감하고, 데이터를 통해 현실을 진단하는 이른바 ‘경제를 숫자로 다루는 법’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상아탑 안의 추상적인 담론과 관청의 구체적인 정책 결정 사이를 쉼 없이 오가며,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정교한 경제 모형을 구축하는 데 젊은 시절을 바쳤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는 1969년 라그나르 프리슈와 함께 제1회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두 사람은 경제학을 단순한 논리 체계에서 실험실의 과학처럼 정밀한 측정과 검증이 가능한 ‘계량경제학’으로 격상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틴베르헌은 물리학적 기질을 경제학에 이식해, 경제학이 철학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고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도구’로 진화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로 기억된다.

경제 시뮬레이터와 정책의 정밀한 설계도

틴베르헌 업적의 핵심은 경제를 하나의 거대한 시뮬레이션 모형으로 설계해, 정책의 결과를 미리 시험해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는 마치 복잡한 도시의 교통 체계를 운영하기 전, 신호등의 위치나 주기를 바꿨을 때 정체가 어떻게 변할지 컴퓨터로 미리 확인해 보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는 소비, 투자, 고용, 물가 등 국가 경제의 핵심 지표들을 촘촘한 방정식으로 엮어, 정책이라는 버튼을 눌렀을 때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수치로 투명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정책 설계의 근본 원칙인 ‘틴베르헌의 정리’를 통해 목표와 수단의 명확한 관계를 규정했다. 그 핵심은 물가 안정이나 완전 고용 같은 정책 목표가 여러 개라면, 이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정책 수단 역시 최소한 그 개수만큼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모컨 버튼이 하나뿐이라면 세 대의 TV를 각기 다른 채널로 맞출 수 없다”는 비유처럼, 하나의 정책 도구로 상충하는 여러 목표를 동시에 잡기는 어렵다는 강력한 직관을 경제학에 심어주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이후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나 정부의 재산 정책 수립 등 거시경제 운영의 표준 문법이 되었다. 이전의 경제학이 정책의 방향성을 막연하게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틴베르헌은 구체적인 저서들을 통해 정책 수립을 마치 정교한 기계를 조립하는 것과 같은 공학적 설계의 문제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경제학을 막연한 추론의 영역에서 정밀한 측정과 검증의 반복으로 체질을 개선하며 현대 거시경제학의 기틀을 견고히 다졌다.

3. 대공황과 전후 재건이 불러온 시대적 요청

틴베르헌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1930년대부터 50년대는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거치며 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뿌리째 흔들리던 시기였다. 실업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고 전후 복구가 시급했던 당시 유럽 사회는 단순히 시장이 스스로 회복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었고, 국가 차원의 정교한 개입이 절실했다. 이 시기에 틴베르헌이 제시한 계량 도구들은 생산과 물자, 고용을 다시 짜야 했던 각국 정부에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설계도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다.

당시 경제학계는 케인즈주의의 등장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었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하고 그 효과를 측정할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틴베르헌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국가 단위의 경제 모형을 실제로 구축하고 운용하며 실전 경제학의 가능성을 몸소 증명했다. 그의 모형은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정책 입안자들이 나침반처럼 기댈 수 있는 유일한 과학적 근거로 기능하며 시대의 요청에 정확히 응답했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학문적 성취에 머물지 않고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 계획이나 국제기구의 구호 정책으로까지 뻗어 나갔다. 틴베르헌은 불평등 해소와 빈곤 타파에 깊은 애정을 가졌으며, 자신의 방법론이 인류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이는 경제학이 단순히 부를 쌓는 법을 넘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교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대 경제 정책에 숨겨진 틴베르헌적 유산

오늘날 현대 경제학에서 틴베르헌의 유산은 마치 공기처럼 당연한 ‘기본값’으로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사용하는 경제 전망 모델, 재정 정책의 효과 추정, 금리 시나리오 분석 등은 모두 모형을 통해 정책을 시험한다는 틴베르헌적 발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따지는 ‘증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 문화는 그가 일궈놓은 토양 위에서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물론 그의 모형이 현실의 복잡함을 완벽하게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예상치 못한 거대한 충격 앞에서 경제 모형들이 위험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사례는 ‘모형은 만능이 아니다’라는 뼈아픈 교훈을 남기기도 했다. 경제 주체들의 복잡한 심리와 비합리적인 행동을 수학 공식에 모두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며, 모형에만 의존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판은 틴베르헌의 실패라기보다는 정교한 지도를 실제 지형으로 착각하는 인간의 과신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지도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지도 없이 정글에 들어갈 수 없듯이, 그의 모형은 여전히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나침반이다. 현대 경제학자들은 틴베르헌이 세운 뼈대 위에 불확실성이라는 살을 붙여가며, 보다 현실에 가까운 지도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분투하고 있다.

노벨상 형제의 지적 탁월함과 과학적 기질

흥미로운 일화 중 하나는 틴베르헌 가문이 노벨상 역사에서 매우 보기 드문 ‘형제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사실이다. 얀 틴베르헌의 친동생인 니코 틴베르헌은 동물행동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한 집안에서 서로 다른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이 이례적인 기록은, 현상을 관찰하고 체계화하는 그들 가문 특유의 지적 탁월함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제학자로 전향한 이후에도 틴베르헌의 연구 방식에는 끝까지 물리학 특유의 기질이 짙게 남아 있었다. 그는 경제 현상을 단순히 인간의 심리나 철학적인 가치관으로만 해석하려 하지 않고, 변수 사이의 인과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그 작동 기제를 수치로 증명하려는 공학적 접근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경제학이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회적 장치였으며, 그 장치를 정밀하게 가다듬는 것이 학자로서의 일생 과업이었다.

결국 틴베르헌은 차가운 수식과 모형을 통해 따뜻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인본주의적 공학자였다. 그는 경제에 온도계와 압력계를 달아 보이지 않던 문제들을 눈앞에 시각화했고, 이를 통해 인류가 보다 객관적인 근거 위에서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그의 발자취는 오늘날에도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하는 수많은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가장 견고한 등대로 남아 여전히 길을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