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세계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존의 케인즈 모형(총수요를 늘리면 실업은 줄고 물가는 오르는 상충 관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케인즈 경제학의 정책적 효능과 이론적 기반에 대한 신뢰는 크게 하락했고, 고전학파의 기본 전제를 부활시키려는 새로운 학파들이 등장하며 거시경제학은 큰 전환기를 맞이합니다. 그 출발은 바로 통화주의(학파)입니다.
통화주의(Monetarism)는 1950년대부터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을 중심으로 등장했는데,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에 케인즈 정책의 실패를 비판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들은 케인즈 경제학이 상대적으로 재정정책을 강조하고, 화폐의 역할을 간과한 것이 1970년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통화주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화폐 공급의 중요성
– 인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화폐적 현상
–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재화를 쫓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
2. 장기적 화폐의 중립성
– 단기적으로는 화폐 공급의 변화가 실질 변수(고용,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전학파처럼 화폐의 중립성이 성립한다고 봄
3. 준칙주의(Rule-based Policy)
– 정부의 재량적인 경기 부양 정책은 시차와 불확실성 때문에 오히려 경기 변동을 심화시킴
– 따라서 중앙은행은 일정한 준칙([예] 매년 화폐 공급량을 잠재 GDP 성장률에 맞춰 고정된 비율로 증가)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
통화주의학파에 이어 등장한 학파는 새고전학파(New Classical School)입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고전학파는 1970년대 로버트 루카스(Robert Lucas) 등을 중심으로 등장하며 고전학파의 이론을 현대적인 수학적 틀 위에 재구축했습니다. 이 학파는 경제 주체의 예측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었습니다.
새고전학파의 핵심 전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합리적 기대 (Rational Expectations)
– 경제 주체들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와 경제 이론을 사용하여 미래를 예측함
– 체계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고 가정 (케인즈학파의 적응적 기대 비판)
2. 완벽한 가격 신축성
– 시장은 항상 깨끗하게 청산되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즉각 반응함
새고전학파의 대표 내용으로는 정책 무력성 정리(Policy Ineffectiveness Proposition, PIP)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 주체들이 정부 정책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경우, 정부의 예측 가능한 정책([예]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량 증대)은 곧바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을 알기 때문에, 실질 변수(생산, 고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직 명목 변수만 변화시킨다고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새고전학파는 시장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극단적으로 신뢰하며, 정부 개입은 무의미하거나 오히려 해롭기 때문에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1970년대에 있어 통화주의와 새고전학파의 등장은 거시경제학의 연구 패러다임을 케인즈 시대로부터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총수요 관리의 중요성은 퇴색했으며, 총공급 측면과 경제 주체의 합리적 기대가 거시경제 분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동시에 이후 등장하는 모든 거시경제 모형은 합리적 기대와 미시적 기초(Microfoundations)를 반드시 반영해야 하는 학문적 기준으로 정립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고전학파적 부활은 케인즈 경제학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학자들이 새로운 이론을 모색하게 만들었고, 이는 다시 새케인즈학파라는 또 다른 반론을 불러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