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은 한 국가의 경제 활동 규모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지만, 이 수치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해서 반드시 경제가 성장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예컨대 GDP 수치가 증가했을 때, 그것이 실제 생산량(수량)이 늘어난 결과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장 가격(물가)가 오른 결과인지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생산량이냐, 아니면 가격 변화냐. 이것이 경제의 실질적인 성장을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만약 물가만 오르고 생산량은 그대로라면 어떨까요? 국내총생산은 어디까지나 ‘시장가치’를 측정하는 만큼, 이 경우에도 그 크기가 증가하긴 할 것입니다. 국내총생산이 증가했으니 이를 국민들의 소득이 커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실제 구매력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착시 성장’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고 동시에 경제의 진정한 성장을 측정하기 위해 GDP를 측정 가격 기준에 따라 명목 GDP(Nominal GDP)와 실질 GDP(Real GDP)로 구분합니다.
명목 GDP
명목 GDP는 당해 연도의 생산량을 당해 연도의 시장 가격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즉 물가 변동의 영향이 그대로 포함된, 현재 시점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명목 GDP의 측정
∑(당해 연도 가격×당해 연도 생산량)
• 생산액을 측정 시점의 가격(경상 가격, Current Price)으로 평가하여 합산
• 명목 GDP를 통해 한 나라의 현재 경제 규모와 산업별 비중을 파악할 수 있음
• 명목 GDP는 국가 간의 경제 규모를 비교할 때 주로 사용
명목 GDP에서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바로 ‘당해 연도’입니다. 나머지는 실질 GDP 그리고 GDP 디플레이터를 다루다보면 자연스레 익숙해질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추가로 알아둘 점이 있는데요. 바로 명목 GDP의 한계입니다. 앞에서 잠깐 소개하였듯이 물가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변화가 없더라도 물가가 상승하면 명목 GDP는 증가하는 착시 효과를 일으킵니다.
예시
연도 생산량(X재) 가격(원/개) 명목 GDP(원)
2023년 100개 1,000원 100,000원 (100×1,000)
2024년 100개 1,500원 150,000원 (100×1,500)
위 예시를 보면 2023년과 2024년의 생산량은 동일하지만, 명목 GDP는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만약 경제 성장을 명목 GDP로만 판단한다면, 실질적인 생산 증가 없이도 성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을 측정할 때는 반드시 물가 효과가 제거된 실질 GDP를 사용해야 합니다.
실질 GDP
실질 GDP는 당해 연도의 ‘생산량’을 특정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명목 GDP와 잘 구분하셔야 합니다.) 이 지표의 핵심 목적은 가격 변동의 영향을 완전히 제거하고 순수한 생산량의 변화만을 측정하는 데 있습니다.
실질 GDP의 측정
∑(기준 연도 가격×당해 연도 생산량)
• 생산액을 특정 기준 연도의 가격(불변 가격, Constant Price)으로 평가하여 합산
• 경제에 여러 해 동안 기준이 되는 특정 연도(기준 연도)를 정하고, 모든 연도의 생산량을 그 기준 연도의 가격으로 고정시켜 계산
•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5년마다 기준 연도를 개편하여 발표하고 있음
실질 GDP의 변동은 오로지 생산량(수량)의 변화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경제의 진정한 성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정책 당국이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은 항상 이 실질 GDP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의미합니다. 한편 실질 GDP의 증가는 국민들이 실제로 소비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늘어났음을 의미하므로, 국민들의 실질적인 구매력 증가와도 연결됩니다.
[TIP] 기준 연도에는 명목 GDP와 실질 GDP가 같습니다.
기준 연도에는 물가 변동이 0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명목 GDP와 실질 GDP의 값이 일치합니다. “기준 연도가 언제인가요?”라며 궁금해하실 수 있는데, 대부분의 문제에서는 기준연도가 명시적으로 주어지거나 ‘명목 GDP=실질 GDP’임을 힌트로 제시하여 파악할 수 있게끔 출제합니다.
예시 (기준 연도 2023년)
연도 생산량(X재) 가격 (2023년 1,000원) 실질 GDP(원)
2023년 100개 1,000원 100,000원(100×1,000)
2024년 120개 1,500원 120,000원(120×1,000)
이처럼 2024년에 가격이 상승했을지라도, 실질 GDP에서는 기준 연도의 가격을 적용합니다. 따라서 실질 GDP는 20% 증가했으며, 이는 물가와 관계없이 생산량이 실제로 20% 증가했음을 정확하게 반영합니다. 동시에 이 수치가 해당 연도의 실질 경제성장률(20%)이 됩니다.
[보도자료] 2025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
◈ 2025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3% 성장 (전년동기대비 1.8% 성장)
― 명목 국내총생산은 전기대비 0.7% 성장 (전년동기대비 4.6% 성장)
◈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8% 증가(전년동기대비 2.5% 증가)
― 명목 국민총소득은 전기대비 0.3% 감소 (전년동기대비 4.6% 증가)
한국은행의 국민소득통계 보도자료 일부를 가져와본 것입니다. 이처럼 국민소득 통계를 발표할 때도 기준은 실질 GDP입니다. 물론 명목 GDP도 발표하긴 합니다. 이때 둘의 차이가 곧 물가 수준이라고 해석하면 됩니다.